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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리라, ...하리라... 허어..
거대한 혼란기가 온 걸까..
피로 때문일까
한문 공부, 한시 공부...
접으리라
시경 1년 공부 접으리라
붓으로 끼적이는 일도 더는
그만 두리라
고 한문은 지금의 말이 아니니라, 글씨 이쁘게 쓰기는 내게 과욕이라..
붓글씨가 아니라 붓글이라고? 아니, 말이지. 이제 그 말도 접어버릴까...
큼직하고 좋은 벼루 하나.. 내게 선물하고 싶었다고? 아서라 이제..
그렇게
너무 오래 책상 위에 버티고 있던 <시경>을 덮고, 아쉬워
<고문진보>를 들춘다
호오, 세상에...
이런 시가 있었지
여길 전에 공부하고 넘어갔네? 언제지?
"온 산 새 한 마리 날지 않고
온 길 사람 인적 끊겼는데
외로운 쪽배에 갓 쓴 노인네
홀로 낚시하는 차가운 강에 눈발은 날리고"
( <江雪> / 柳宗元 作)
이런 절대 고독..
"소나무 아래 아이에게 물으니
선생님은 약초 캐러 가셨다네
뭐, 이 산에 계시기는 할 터이나
구름 깊어 어디 계신지 모릅니다"
(<訪道者不遇> 賈島 作)
이런 소름끼치는 피안의 풍경이라니...
굳이 젊은이들에게야 권할 만 한 건 아니지만
그럼,
이건 어떨까?
오래 전, 촉수 감성 예민했던 어느 아주머니의
"어제 도성에 나갔다네
돌아오는 길 수건 다 젖게 눈물 흘렸지
온 몸에 비단 두르고 있는 이들
누에 치는 이들은 아니었다네"
(<蠶婦> 작자 미상 / 출처 <고문진보>)
근간의 독서가 미친 파장들이 적지 않았던 걸까
페미니즘과 인류사에 관한 새로운 이야기..
아니면, 딸의 충고?
"내가 착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만 인정하면 상당히 편안해질 걸!
<난 달라>만 버리면 더 나아질테구.."
아니면,
지난 1 년 여의 <다른 삶>이 내게 뭔가 다른 삶의 태도를 요구하는 걸까?
이제 조금 안전한 궤적으로 들어오라고
어쨋든,
아직 아무것도 알 수 없는 희미한 정황에서 다시 만나는 <고문진보>
다시 먹물 앞에 앉게 하고, 붓을 들게 하
였다.
못난 글씨
그래,
아무것도 장담하지, 결심하지 말고
마음이 가는대로
몸 가는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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