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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적지 않은 분량의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처럼 흥미진진하게 읽었던 적이 근래에 있었던가,

중반을 읽으면서부터 독후감 같은 메모를 하며 읽었던 책이 있었던가, 싶다.

그러나 그, 중간의 독후감 메모를 지금 다시 들여다 보고 싶지 않다.

 

인간의 역사에 관한 신선한 통찰과 해석, 명료하게 단순화한 인류 진화의 새로운 단계론과 해박한 예증들,

인간 종 또는, 그 문명의 진행에 관한, 훌륭한 사무직원 같은 객관적 기술..

 

후반으로 가면서 

곧, 다시 읽고 싶어지는 과학적 역사서.

 

좀, 우울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진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그러나, 그 댓가로 인간 자신을 마치 

생물 도감 속의 한 동물 종에 관해 냉정한 생물학적 시각으로 낯설게 다시 들여다 볼 기회를 가지고 싶어 할 이들에게도.

 

또는, 인류 역사에 관해 깊은 관심을 가져왔으되

석기 시대 이전의 너무나 길고 지루했을 <목기 시대>도 있었으리라, 그러나 

그 시대 구분과 역사 서술은 단지 증거 유물의 부족만이 아니라

그 이전의 수 십만 년여의 그보다 더 무지했을 동물로서의 인간 연구에 무관심했던 것과 같은 이유로 배제되었으리라..

- 즉, 인간이 참 오랫동안 짐승으로 살았다 또, 결코 선한 존재는 아니었다는 사실은 

생물학적, 도덕적 우월성에 흠집을 낼 수도 있으니까 논외로 하자, 라고 암묵했던 인간의 합의 -

그런 식의 자기 역사를 믿거나 자부해왔던

우리 인간들의 이해부족과 자기 중심주의를 언제라도 터억, 의심할 수 있는 이들에게도.

 

뿐인가, 그동안 인간이 같은 인간 종을 얼마나 무지막지하게 학살해 왔고 그 위에 이 문명을 세웠는지, 

자연과 생태에 얼마나 악마적으로 가학하고 파괴해 왔는지 등에 관한 

몰염치와 야만성에 동의하는 이들에게도. 

 

또,

지금 "신의 능력" 앞에 선 과학에의 불안 (즉, 인류 탄생 이래의 "자연 선택"의 역사에서 "지적 설계"의 역사로 들어선 지금

우리 호모 사피엔스가 과거 네안데르탈인을 멸종시키고 이렇게 무감각하게 때때로 그들을 전(前) 인류로 거론하듯이 

새로운 과학적 성과로 새로이 탄생한 신 인류가 언젠가 이 현생 인류를 또한 무감각하게 전생 인류로 거론하게 될지도 모른다는)과

 

인간은 언제나 어디로 가야 할지 알지 못하는 진화만을 거듭해 왔다, 앞으로는 다를 수도 있다고 추론할 근거가 없다는 배경 분석과 전망의 우울............을 상쇄할, 그 겸손한 통찰의 과학주의에 박수를 보낼 수 있는 이들에게도...


그러나 혹, 이 글을 통해 이 책을 만나고 보는 이들이 있다면 당연,"내 장황한 코멘트를 모두 털고 읽으시오"라고전한다.
의지와 상황이 입장과 태도를 만들고 입장과 태도가 의식을 장악하는 법이니까 인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