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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John Youngbear/AP

 

 

"산업사회와 그 미래" (선언문)을 다 읽고 좀 조심스러워진다.

좌파에 관한 깊은 혐오는 어디서 오는 걸까? 내가 당시의 미국 상황을 잘 모른다고 해도, 그가 열거하는 좌파 계열의 활동가(분야)들 거의 전체를 줄기차게 매도하는 부분은 꽤 거북하기도 하다.

그렇다면 카진스키(Theodore John Kaczynski, 1942~)를 비 좌파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다 읽어봤고

내 주의를 끌었던 부분들을 발췌해 올려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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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마 500명에서 1,000명 정도의, 세계 인구와 비할 때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숫자의 사람들이 모든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세계에서 살고 있다." - 필립 헤이만, 하버드 법대 교수,<뉴욕 타임즈> 1995.4.21자에서 안토니 루이스가 인용.)

원시인이 대개의 경우 자기 손(개인으로서건, 아니건 작은 집단의 일원으로서건)으로 자신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반면, 현대인의 안전은,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거나 너무나 거대해서 개인적으로 도저히 아무런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는 타인들이나 조직의 손에 맡겨져 있다.

한 사회 내에 존재하는 개인적 자유의 정도는 그 사회의 볍률이나 정부 형태가 아니라, 그 사회가 지닌 경제적, 테크놀로지적 구조에 의해 결정된다.

우리가 한 번도 폭력을 저지르지 않은 상태에서 지금 여러분이 읽고 있는 선언문을 출판사에 보냈다고 가정해 보라. 출판사가 그것을 받아 주었겠는가. 설령 출판사가 그것을 받아주어 출판해 주었다고 해도, 아마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얻지는 못했을 것이다. 심각한 논문을 읽기보다는 미디어가 제공하는 오락거리를 지켜보는 것이 훨씬 더 재미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설령 많은 독자들이 그것을 읽는다 해도, 대부분의 독자들은 금방 자신들이 읽은 것을 잊어버릴 것이다. 미디어가 그들에게 심어 놓은 엄청난 정보 자료들로 머리가 넘치기 때문이다. 우리의 메시지를 오래도록 기억되게끔 깊은 인상을 남기며 대중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을 죽여야 했다.

우리는 독자들이 자유와 테크놀로지를 화해시키는 방식으로는 체제가 개혁될 수 없다는 사실을 똑똑히 인식했기를 희망한다. 단 하나의 방법은 산업-테크놀로지 체제를 모조리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것이다. 이는 혁명을 의미한다. 이 혁명이 반드시 무장 봉기가 되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사회의 본질을 뿌리부터 근본적으로 바꿔놓는 것이어야 함은 분명하다

문명이 시작될 때부터 조직 사회는 사회 유기체의 기능 수행을 위해서 인간에게 억압을 가해 왔다

어떤 개인이 지닌 태도와 행동이 체제와 갈등을 일으킨다고 할 때, 그 개인은 도저히 자기 힘으로는 이길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그로부터 달아날 수도 없을 만큼 강력한 세력에 대해 저항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그 개인은 스트레스와 좌절, 패배감으로 인해 고통받을 수 밖에 없다. 만약 그가 그저 체제가 요구하는 대로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인생이 훨씬 편해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체제가 개인을 세뇌해 순응하도록 만드는 것은 곧 개인의 행복을 위해 선행을 베풀고 있는 것이다.

미래의 사회 체제는 인간의 욕구에 맞춰 적응하지 않는다. 반대로 인간이 체제의 욕구에 맞춰 적응하게 될 것이다.

우리 사회는 체제와 맞아떨어지지 않는 모든 종류의 생각이나 행동을 '질병'으로 간주한다. 어느 개인이 체제에 적응하지 못할 때 그것은 체제에 문제가 될 뿐만 아니라 개인도 고통을 겪게 되므로, '질병'으로 간주해도 무방하다. 그러니 체제에 적응하도록 개인을 조작하는 것은 '질병'에 대한 ‘치료'이고, 좋은 일이다.

만약 오락산업이 없었다면, 체제가 지금 하고 있는 식으로 우리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억압을 가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산업 혁명은 인간의 환경과 생활 양식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다. 이제 테크놀로지가 점점 더 인간의 육체와 정신에 적용되리라는 것은 분명하다. 환경과 생활 양식이 그래 왔던 것처럼 인간 그 자체도 역시 근본적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산업 체제에 의한 인류의 노예화를 증오하는 사람들에게는 두 가지의 임무가 주어진다. 첫째, 우리는 체제 안의 사회적 스트레스를 더욱 증가시켜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체제가 붕괴될 가능성을 높이거나, 아니면 체제에 저항하는 혁명이 일어날 수 있을 정도로 체제를 약화시켜야 한다. 둘째, 체제가 충분히 약해질 때를 대비해 테크놀로지와 산업 사회를 공격하는 이데올로기를 개발하고 널리 확산시켜야 한다. 그런 이데올로기는, 산업 사회가 붕괴되었을 때, 남겨진 잔재를 아예 수리도 불가능하게 날려버리도록 만들어 줄 것이고, 그러면 체제의 재구성도 불가능해질 것이다. 공장은 무너뜨려야 하며, 기술 서적들은 불태워 버려야 한다.

체제의 붕괴를 위해 일한다는 것은 잔인한 짓인가? 그럴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첫째, 혁명가들이 체제를 무너뜨릴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체제가 이미 심각한 문제에 빠져 어차피 결국은 무너지게 되어 있는 상황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한편 체제가 더 거대해질수록 그 붕괴로 인해 초래될 결과도 더 참혹해진다. 그러니 혁명가들이 붕괴의 출발을 앞당기는 것은 오히려 재앙을 줄이는 길이 될 수도 있다.

프랑스 혁명과 러시아 혁명은 실패한 혁명이라는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혁명에는 대개 두 가지 목표가 있다. 하나는 낡은 형태의 사회를 파괴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혁명가의 비전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사회를 건설하는 것이다. 프랑스 혁명과 러시아 혁명은 그들이 꿈꾸었던 새로운 사회를 창조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다헹스럽게도!). 낡은 사회를 파괴하는 데는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 우리는 새로운 이상적 형태의 사회를 창조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잘 알고 있다. 우리의 목표는 다만 현재의 사회를 파괴하는 것일 뿐이다.

그러나 어떤 이데올로기가 사람들로부터 열정적인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부정적인 이상과 함께 긍정적인 이상을 담고 있어야 한다. 이데올로기는 무엇에 저항하는 것임과 동시에 무엇을 지향하는 것이어야 한다. 우리가 제시하는 긍정적 이상은 바로 '자연', 다시 말해 순수한(WILD) 자연이다. 여기서 순수한 자연이란, 인간의 관리에서 벗어나 있고 인간의 간섭 및 통제로부터 자유를 누리는 생물들과 지구가 조화롭게 기능을 수행하는 자연이다. 순수한 자연 안에 우리는 인간성을 포함시킨다. 우리가 말하는 인간성이란 조직 사회의 규제를 받지 않는, 그리고 (당신의 종교 혹은, 철학적 견해에 따라) 우연, 자유 의지, 또는 신의 산물인, 개인으로서의 인간이 조화롭게 기능을 수행하는 것을 뜻한다.

자연은 스스로를 돌본다. 자연은 인간 사회가 시작되기 오래 전부터 이미 존재해 온 우연의 산물이었다. 그리고 헤아릴 수 없는 세월 동안 수많은 인간 사회가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으면서 자연과 공존했다. 오로지 산업 혁명의 결과로 인해 인간 사회는 자연에 참으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 것이다. 자연에 가해지는 억압을 종식시키기 위해 어떤 특별한 종류의 사회를 만들어 낼 필요는 없다. 그저 산업 사회를 몰아내면 된다.

혁명가는 세계 경제를 하나의 단일체로 묶는 시도들을 잘 이용해야 한다. NAFTA나 GATT 같은 자유 무역 협정들은 아마 단기적으로는 환경에 해악을 끼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국가들 사이의 경제적 종속성을 증대시킴으로써 오히려 혁명에 도옴이 될 것이다. 만약 세계 경제가 완전히 통합되어 어느 한 중요 국가의 붕괴가 모든 산업 국가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면 전 세계 차원에서 산업 체제를 무너뜨리는 일도 더 쉬워질 것이다.

여성들은 직업을 갖도록 장려되는데 그것은 그들의 재능이 체제에 유용하며, 더욱 중요한 것은 여성이 정규 직업을 가지게 됨으로써 체제에 통합되고 가정보다는 체제에 더 구속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가족의 유대감을 약화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끊임없는 재화 획득의 욕망은 정말 광고와 마케팅 산업의 인위적 산물인가? 분명히 선천적인 인간의 재화 획득의 욕망은 없다. 그들의 기본적인 물질적 필요 이상으로는 물질적 부를 거의 바라지 않았던 많은 문화들이 있었다.

체제가 셀 수 없이 많은 방법으로 개인의 생활을 편하게 해주지만 그렇게 하는 와중에 그에게서 그 자신의 운명에 대한 통제권을 뺏어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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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링크는 생략한다.

인터넷에 자료들이 꽤 접근하기 쉽게 올라와 있으니..

 

끝으로,

그가 감옥에서나마 평안한 여생을 지내기를 기원한다.

 

비슷한 "질병"을 지닌,

한 독자, 블로거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