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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열고 함께 길을 나선지 해가 넘었을까 안 넘었을까
먼 곳 궁궐, 골목길, 전장에서 천 사람 만 가지 일을 만났네
오래 남는 건 비탄과 눈물의 이야기이지 결코 영웅 호걸의 이야기가 아니라네
아둔한 노인네, 지나고 돌아보면 잊어버리니 다시 한 해 되면 얼마나 기억할지
그 사이 내 등 굽고 딱딱한 책도 굽고 휘었구나
먹과 붓도 함께 해 주었으니 졸렬한 글씨나마 얼마나 감사한가
남은 생도 먼 길 아니니 시 공부 천천히 해도 족할 터
이 책 멀리 두지 않고 먹물도 말리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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